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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이름은 

너의 이름은


고형준 글로벌오픈파트너스 대표 사진 
고형준 글로벌오픈파트너스 대표


얼마 전 많은 사람들이 본 영화 ‘너의 이름은.’이 있다.
도쿄에 사는 소년 ‘타키’와 시골에 사는 소녀 ‘미츠하’는 서로 몸이 바뀐 신기한 꿈을 꾼다. 절대 만날 수 없는 서로가 천년 만에 오는 혜성을 바라보면서 시공간을 떠나 현실에서 바뀌었으며 인연의 끈으로 이어져 있음을 알게 된다. 서로의 이름은 잃어버리지만 결국 만나 다시 묻는다.

“너의 이름은?”

너무나 많은 새로운 용어와 새로운 컨셉 그리고 새로운 경영이론들이 생겨나고 있는 요즘이다. 전통적 마케팅 방법이 더 이상 통용되지 않고. 기계와 사람 그리고 인간과 인간의 연결을 강조하지만, 정작 우리는 사용하는 용어의 정의조차 이해 못한 채 남발하면서, 서로의 이름을 잃어가고 있다.

나는 코칭프로그램을 사업하는 대표와 주요 멤버들을 상담해 준적이 있다. 전직 목사출신 대표와 사회사업을 주로 한 맴버들이 창업을 했다. 코칭전문교육과 자격을 받고 사무실을 내고 창업을 한 것은 좋았다. 자문을 요청한 이유는, 의기투합해서 사무실을 오픈했지만, 사업은 생각만큼 되지 않고, 비용만 발생해서 힘들다는 이야기였다.

몇 가지 물어보았다. 고객이 누구입니까? 그리고 고객을 대상으로 한 상품은 어떤 것들이 있습니까? 두 가지가 모두 불분명 하였다. 목사출신 대표는 교회를 대상으로 코칭을 하고 싶어 했고, 다른 멤버들은 학교를 대상으로 코칭을 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 귀사의 코칭 프로그램은 교회를 대상으로 하는 코칭과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코칭은 어떤 차이가 있고 프로그램의 제공가치는 무엇입니까?’라고 물었다. 대답은 차이가 없다는 것이었다.

이 회사는 코칭이라는 정제되지 않은 상품을 가지고, 어느 대상이던 같은 형태로 서비스를 제공을 하는 것이 문제였다. 코칭회사로 성공을 하고 싶고, 교회와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고 싶다면, 우선 교회와 학교라는 고객군을 나누어야 한다. 현재 각각의 고객군에 필요한 사항과 타사에서 공급하는 상품들을 분석하고, 이에 대비해서 우리가 제공하려는 상품의 정체성이자 컨셉인 아이덴터티를 정해야 한다. 다음으로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나서 고객에게 다가서야 한다.

식당을 예로 들어보자. 우리 사무실은 여의도에 있어 점심때 나가면 그야말로 판촉물을 주는 아주머니들로 북새통이다. ‘어느 곳으로 점심을 먹으러 갈까?’, 보통은 본인의 선호도인 음식종류를 선택하고, 이미 검증이 된 식당으로 가게 된다. 가끔 새로운 식당이 오픈해서, 대대적으로 판촉물을 돌리면 호기심으로 가보게 된다. 그런데 식당의 음식 맛, 대기시간, 종업원의 대응 중 단 하나라도 불편하면, 다음부터 그 식당은 가지 않게 된다. 또한 음식 메뉴가 너무 다양해서 정체성이 없어도 별로다.

사업 역시 마찬가지다. 상품을 기획하고 나면, 그 상품을 제공할 수 있는 인프라나 제반 서비스를 모두 갖추어야 한다. 그리고 주력종목이 있어야 한다.

인텔의 최고경영자 앤드류 그로브는 “여러 바구니에 달걀을 하나씩 담기보다는 바구니 하나에 달걀을 모두 담고, 바구니 하나에 대해서만 걱정하는 편이 낫다”라고 하였다. 하나에 바구니는 자신의 분야이고, 달걀은 세분화된 상품군이다. 투자는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아서는 안 되지만, 지식서비스사업은 한 바구니에 담는 것만이 답이다.

얼마전 반려로봇을 만드는 IoT기업의 사업계획서를 검토해 준적이 있다. 핵심 컨셉을 살펴보니 “스마트폰보다 저렴한 반려로봇”이었고, 이유를 물어보니 사람들이 가격이 다소 비싸다는 의견이 있어 그렇게 정했다고 한다.

보통 가격을 경쟁가치로 설정한 비즈니스는 고관여 제품이 아닌 넓은 시장에서 범용제품으로 승부를 걸 경우이다. 즉, 제품의 가치나 브랜드 이미지나 소통이 아닌 내가 이 제품이 아니더라도 살 수 있는 경우이다.

이 기업에서 추진하는 반려로봇의 경우 고객과의 소통이나 의견이 매우 중요한 제품이다. 그런데 사업보고서를 보면 고객들의 선호도나 의견에 대한 반영은 별로 찾아볼 수 없었고, 시제품과 슬로건만 제시가 되어 있었다.

반려로봇의 경우 초기고객의 경험이 절대적인 가치로 작용할 수 있는 아이템이다. 그럼에도 미국과 중국의 초기제품분석만 되어 있고, 반려로봇의 종주국인 일본의 경우는 벤치마킹조차 되어 있지 못했다.

최근 일본에서는 2006년 단종된 반려로봇 아이보(Aibo) 100대의 합동장례식이 열렸다. 이제는 움직이지 않고 부품조차 공급되지 않아 멈춘 로봇 장난감을 위해 장례식까지 열어주는 고객들의 선호도를 읽지 않고서는 경쟁제품보다 우위에 서기 어렵다.

목표고객을 모르고서는 제품을 정의할 수 없다. 마치 상대 이름을 아무리 생각해도 대답할 수 없는 ‘타키’와 ‘미츠하’처럼 말이다.

초기 스타트업들을 컨설팅해주면서 가장 많이 듣는 용어가 플랫폼과 생태계이다. 하지만 이 용어에 대해 명확하게 이해하고 사용하는 정교한 비즈니스 모델을 설계한 기업은 찾아보기 어렵다.

이 시간 다시 묻고 싶다.
너의 비즈니스는? 너의 고객은? 너의 경쟁상대는? 너의 수익모델은? 너의 이름은?
이름을 모르면 그 사람을 만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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