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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술보호지원단의 지식재산이야기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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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A 서울지식재산센터] #10 기술보호지원단의 지식재산이야기
중소기업의 영업비밀 보호 및 침해시 대응방안


  
(신&유 법률사무소 신진욱 변호사)


중소기업인 B사의 기술연구소는 EG(전기아연도금강판)용 내지문수지용액(지문이나 기타 오염물질이 잘 묻지 않도록 내지문 피막을 형성시키기 위하여 코팅을 하는 데 사용되는 용액)을 오랜 시간과 노력 끝에 개발하는데 성공했습니다.
B사는 과거 A씨가 B사에 재직하던 시절 선임연구원으로서 내지문수지용액의 개발, 연구 등에 깊숙이 관여하면서 영업비밀의 상당 부분을 지득하였을 것으로 예상하고, 재직 당시 비밀유지 및 2년간의 전직금지약정을 체결하고 위 영업비밀을 별도로 분류하여 관리하는 등 그 유출 방지에 각별한 공을 쏟았습니다.
그러나, A씨가 그 회사를 퇴사하고 그와 경쟁관계에 있는, 페인트를 주로 생산하는 대기업 D사로 전직하여 동종업무에 종사하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D사는 B사에 비하여 소비자들의 인지도도 높았고 전국적인 판매망까지 갖추고 있어 B사의 영업비밀이 유출되는 경우 D사가 관련 시장을 모두 잠식할 것이 예측되었고 실제로 D사가 내지문수지용액의 개발에 착수했다는 소문이 관련 업계에서 퍼지고 있었습니다.
B사는 영업비밀의 유출을 막고자 D사를 상대로 영업비밀침해행위를 중지할 것을 요청하는 공문을 발송하였으나, D사는 관련 사실을 모두 부인하고 A씨를 D사의 다른 계열사로 전보시키는 조치를 취하였으므로, 더 이상 영업비밀침해의 위험성이 없다는 주장으로 일관하였습니다.
B사는 D사가 더 이상 이렇다 할 추가조치를 내어놓지 않자, A씨와 D사를 상대로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이하 “부정경쟁방지법”이라고 합니다)상의 영업비밀침해금지청구권에 기하여 전직금지 및 영업비밀침해금지 가처분을 신청하였는데, 위 가처분 사건에서는 내지문수지용액을 구성하는 5가지 성분들의 종류, 배합비율에 영업비밀에 해당하는 것인지, 퇴직 후 2년의 전직금지 약정이 직업선택의 자유를 과도하게 제한하는 것이 아닌지가 주요 쟁점이 되었습니다.
D사는 5가지 성분들의 종류, 배합비율은 일반적으로 널리 잘 알려진 사실이므로 영업비밀에 해당하지 않고, 동종업계로의 2년간 전직을 금지하는 전직금지약정은 헌법상 보장하는 직업선택의 자유를 지나치게 제한하는 것이어서 무효라고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법원은 B사의 가처분신청에 대하여 내지문수지용액을 구성하는 성분의 종류, 배합비율은 일반적으로 알려진 생산기술이 아니고 비밀로 관리되고 있었으며 독립적인 경제적 가치를 가진다고 판단하여 영업비밀에 해당한다고 판단하고, 전직금지약정 역시 역설계(reverse engineering)가 용이하지 않고 당해 기술의 발전속도가 빠르지 않은 것으로 볼 때 과도한 직업적 제한이라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한 후, A씨의 전직을 금지하고 D사의 영업비밀침해행위를 중지하도록 함으로써 B사의 손을 들어주었습니다.
법원의 이러한 결정을 받기까지 중소기업인 B사는 관련 시장의 영업전략, 생산계획, 인력관리, 자금계획 등을 모두 수정할 수밖에 없었고 제품 출시 지연으로 인한 시장 잠식마저 심각하게 걱정해야 하였습니다. 자금력이 부족한 대부분의 중소기업들은 기업의 존폐를 결정지을 수 있는 심각한 사안임에도 불구하고, 주로 주변 지인들의 단편적인 말에 의존하거나 비전문가의 미숙한 조언에 기대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법률전문가와의 함께 단계적이고 체계적인 대응을 하기 보다는, 원망 섞인 감정적인 반응부터 보이거나 누구와 어떤 대응을 해야 할지 막막하다며 자포자기의 반응을 보이는 것이 다반사입니다. 종국에는 허둥대다가 필요한 조치를 취해야 할 적기를 놓치고 침해기업에 영업비밀을 모두 빼앗기고 마는 것이 현실입니다. 중소기업은 시장을 잠식당하고 판로를 놓쳐 자금이 경색되는 경우 바로 도산에 이를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중소기업이기 때문에 겪을 수밖에 없는 이런 일들을 지켜보면서, 언젠가는 이런 중소기업들에게 자신이 가진 모든 자금과 노력을 투여해서 개발한 주요 영업비밀들이 유출되었을 경우 법적인 보호를 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몇 가지 유용한 팁들을 알려주는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중소기업의 경우 재정적인 상황 때문에 자체적으로 법무팀을 갖추어 법률 검토를 받거나 즉각적인 법적 조치를 취하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에, 반드시 취해야 할 최소한의 장치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먼저 부정경쟁방지법에서 보호되는 영업비밀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3가지의 요건을 갖출 것이 요구됩니다. 첫째가 비공지성인데 일반적으로 알려지지 않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둘째가 비밀관리성인데 영업비밀로서 관리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세 번째가 경제적 효용성인데 영업비밀이 경제적인 가치를 가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신기술로 개발된 이상 비공지성 자체는 큰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만, 중소기업들이 가장 문제로 인식해야 할 것은 비밀관리성입니다. 기업들을 방문해보면, 영업비밀에 해당하는 중요한 기술임에도 불구하고, 비밀로 분류하고 제한된 직원들만이 접근하고 열람할 수 있도록 하기 보다는 대부분 직원들이 자신의 개인 PC에 복사하여 가지고 있고 이를 이메일로 보내주기도 합니다. 심지어 설계도로 보이는 도면이나 기술보고서, 연구자료들이 직원들 책상 위에 널려 있거나 다른 서류들과 함께 방치되어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렇게 영업비밀을 방치하여 누구나 접근할 수 있는 상태로 만들어 놓는다면, 법원은 비밀관리성을 인정하지 않으므로 영업비밀로 보호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물론 대기업처럼 보안이 되는 내부서버를 설치하여 그 안에 자료들을 보관하되 부여받은 ID와 본인 인식 없이는 접근할 수 없도록 하면 더할 나위 없이 좋지만, 그것이 어렵다면 적어도 별도의 하드디스크에 보관하고 임의로 복사해가지 않도록 하는 최소한의 조치는 취해야 합니다.
세제혜택이나 정부지원금을 받기 위하여 대부분의 중소기업들은 기술연구소와 업무팀을 형식적으로 분리하고 있으나, 전 직원들이 제한 없이 출입이 가능한 것도 대부분의 실정입니다. 그렇다면, 구역을 나누어 영업비밀에 보관된 지역은 반드시 사전 인가를 받은 사람들에 한해서 접근할 수 있도록 보안조치를 취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러한 일들을 미리 해두는 것이 기업의 미래를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임을 인식하는 것이 우선되어야 합니다.
두 번째는 법적 조치를 취하는데 있어 단계적이고 신속한 대응이 필요합니다. 영업비밀 침해 사건의 경우, 대기업들이 자신들의 자금력을 앞세워 시간을 지연시키는 전략을 구사하는데 이런 대응은 가끔은 중소기업으로 하여금 법적 조치를 취하는 것을 포기하게 만드는데 대단히 효과적일 때가 있습니다. 기술이라는 것이 시간이 지날수록 발전할 수밖에 없는 것이고 대기업으로서는 손해배상이라는 일부 출혈을 감수하더라도 시간을 벌면서 제품 판매로 인한 초과 수익을 얻고 나면 그 결과 자체가 무의미해지게 됩니다. 중소기업 역시 사후에 손해배상을 받는다 하더라도 이미 시장 자체를 잃어버리거나 핵심 인력들이 회사를 모두 떠난 이후여서 어떤 결과가 나오더라도 그간의 손해를 회복하기는 어렵게 됩니다.
반면, 비전문가들의 미숙한 초기 대응으로 인하여 침해기업들에게 오히려 면책의 빌미를 주는 경우도 있는데, 합의 조건들이 법률상 효력을 가지도록 명확해야 하고 합의 내용들이 서면으로 기재되지 않는 이상 합의에 이르지 않아야 하며 그 합의 시간은 최종 기한을 정해놓고 진행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중소기업 대표자들과 면담하는 과정에서 합의서 한 장 없이 담당자들이 그렇게 말했으니 쉽게 말을 바꾸지는 않을 것이라는 답답한 항변을 자주 듣게 되는데, 담당자가 교체되거나 그런 의미가 아니었다고 번복해버린다면 결국에 남는 것은 자신의 억울함뿐입니다. 특히 약속이나 말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는 믿음을 가진 대표자들은 오히려 법률전문가들의 조언을 불신하고 다소 비공식적이고 권력관계를 이용하는 방법들을 찾는데 몰두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렇게 바보같은 사람들이 있느냐라고 묻는 사람들도 있지만, 실제로 이런 일들을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고 있습니다. 이런 방법들은 결코 영업비밀 침해사건의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으며, 반드시 법률전문가와 함께 사안을 논의하고 초기 대응을 어느 단계까지 어느 수준까지 진행할지 전체적인 로드맵을 그려놓는 것이 필요합니다.
지금 우리는 영업비밀의 보호가 기업의 존폐와 흥망을 결정하는 기술의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코카콜라가 음료 하나로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도 영업비밀 보호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기 때문입니다. 그것이 작은 것이든 미완성의 것이든 장래에 어떤 그림을 그리게 될지는 알 수 없기 때문에 만약 기업의 원천기술이자 영업비밀이라면, 지금부터라도 철저한 보호조치를 취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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